AI가 기획안을 칭찬만 할 때, 「칭찬은 빼고 깨질 이유 3가지만 말해 줘」라고 하세요

기획안을 다 쓰고 AI에게 봐 달라고 하면 대개 이런 답이 옵니다. 구성이 탄탄하네요. 목표가 명확합니다. 다만 몇 가지를 보완하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완할 점이라고 나온 것도 「사례를 조금 더 넣어 보세요」 정도입니다.
기분은 좋습니다. 그런데 회의실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산 근거가 뭐냐, 일정이 너무 빠듯하지 않냐, 그 부서가 동의했냐. AI가 한마디도 안 한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이럴 때는 AI에게 검토를 맡기는 방식을 바꾸면 됩니다. 내 편이 아니라 반대편에 세우는 겁니다.
AI는 왜 칭찬부터 할까
AI는 묻는 사람의 말에 맞춰 주는 쪽으로 답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봐 줘」라고 하면 무엇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모르니, 일단 잘된 점을 짚고 부드럽게 보완점을 덧붙입니다. 상대를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 쪽으로 답이 기웁니다.
사람도 비슷합니다. 옆자리 동료에게 「이거 어때?」라고 물으면 대개 「괜찮은데?」가 돌아옵니다. 그런데 「내일 본부장님이 이거 보시면 뭐부터 물어보실까?」라고 물으면 대답이 달라집니다. 질문이 칭찬을 구하는지, 약점을 구하는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AI에게도 질문을 바꿔 주면 됩니다.
반대편에 세우는 한 줄
그냥 쓰면 이렇습니다.
이 기획안 검토해 줘.
칭찬이 먼저 나오고, 보완점은 무난한 것 몇 개가 붙습니다.
반대편에 세우면 이렇게 됩니다.
칭찬은 빼고, 이 기획안이 회의에서 깨질 이유 3가지만 말해 줘.
이번에는 첫 줄부터 약점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예산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근거가 없다, 3주 안에 끝내기에는 일정이 빠듯하다, 협조가 필요한 부서가 반대할 수 있다. 회의에서 들을 질문을 회의 전에 미리 듣는 셈입니다.
이 한 줄에는 세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칭찬은 빼라는 말로 맞장구를 막고, 「회의에서 깨질」이라는 말로 상황을 정해 주고, 「3가지」로 개수를 정해 줍니다. 개수를 정하지 않으면 사소한 것까지 열 개, 스무 개가 나와서 오히려 무엇이 중요한지 흐려집니다.
검토할 문서별로 이렇게 바꿔 씁니다
기획안만 그런 게 아닙니다. 검토를 맡기는 문서마다 「반대편」이 누구인지만 바꿔 주면 됩니다.
① 기획안 — 반대편은 결재하는 사람입니다.
칭찬은 빼고, 결재권자가 이 기획안을 반려한다면 그 이유가 뭘지 3가지만 말해 줘.
② 보고서 — 반대편은 읽고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이 보고서를 받은 임원이 가장 먼저 물어볼 질문 3개를 뽑아 줘. 지금 보고서에 그 답이 있는지도 같이 표시해 줘.
답이 없다고 표시된 질문이 곧 보고서에 더 넣어야 할 내용입니다.
③ 메일 — 반대편은 받는 사람입니다.
이 메일을 받은 고객사 담당자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문장이 있다면 짚어 줘. 없으면 없다고 말해 줘.
「없으면 없다고 말해 줘」를 붙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약점을 찾으라고 하면 AI는 없는 약점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빠져나갈 길을 열어 두면 억지 지적이 줄어듭니다.
받은 지적은 이렇게 다룹니다
반대편에 세운 AI의 지적이 전부 맞는 건 아닙니다. 우리 회사 사정을 모르고 하는 말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받은 다음이 중요합니다.
첫째, 세 가지를 셋으로 나눕니다. 맞는 지적, 이미 대비한 지적, 우리 사정상 해당 없는 지적. 맞는 지적만 고치면 됩니다.
둘째, 맞는 지적은 같은 대화창에서 바로 이어 갑니다.
첫 번째 지적이 맞아. 예산 근거를 보강할 문단을 세 문장으로 써 줘.
반대편에서 약점을 찾게 한 다음, 다시 내 편으로 돌려 고치는 일을 맡기는 겁니다.
셋째, 고친 다음 한 번 더 반대편에 세워 봅니다. 「고친 기획안에서도 깨질 이유가 남아 있으면 말해 줘」라고 하면 됩니다. 두 번째 답이 첫 번째보다 약하다면 기획안이 단단해졌다는 뜻입니다.
바로 쓰는 틀
칭찬은 빼고, 이 [문서]가 [상황]에서 깨질 이유 [개수]가지만 말해 줘.
우리 사정상 해당 없는 건 내가 거를 테니, 걱정되는 건 다 짚어 줘.
없으면 없다고 말해 줘.
[상황]에는 「내일 임원 보고」, 「고객사 제안 발표」, 「팀 회의」처럼 그 문서가 실제로 시험받는 자리를 넣습니다. 자리가 구체적일수록 지적도 구체적이 됩니다.
자주 받는 질문
이렇게 물으면 AI가 너무 깎아내리지 않나요? 「3가지만」으로 개수를 정하고 「없으면 없다고 말해 줘」를 붙이면 지나친 지적은 줄어듭니다. 그래도 억지스러운 지적이 나오면 「이건 우리 회사에는 해당 없어, 나머지 두 개만 다시 봐 줘」라고 하면 됩니다.
칭찬도 듣고 싶은데요. 처음부터 둘 다 받아도 됩니다. 「잘된 점 1개, 깨질 이유 3개를 나눠서 말해 줘」처럼 칸을 나눠 주면 칭찬이 지적을 덮지 않습니다.
ChatGPT, Claude, Gemini 어디서나 되나요? 됩니다. 반대편에 세우는 건 특정 서비스의 기능이 아니라 질문하는 방식이라 어느 AI에서나 통합니다.
팀원이 쓴 문서를 검토할 때도 써도 되나요? 씁니다. 다만 AI의 지적을 그대로 팀원에게 전달하기보다, 내가 먼저 읽고 맞는 것만 골라 질문으로 바꿔 전하는 편이 낫습니다. 리더의 검토 방법은 「팀원 보고서, 빨간 펜보다 질문 하나가 먼저입니다」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마치며
회의실에서 깨지는 것보다 회의 전에 AI한테 먼저 깨지는 편이 훨씬 덜 아픕니다. 다음에 AI에게 검토를 맡길 때는 「봐 줘」 대신 한 줄을 붙여 보십시오. 칭찬은 빼고, 깨질 이유 3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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