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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에게 이름부터 지어 주세요 — 첫 역할 문서 쓰는 법

AI 에이전트·2026년 10월 10일
매번 처음부터 하던 설명, 폴더에 넣은 문서 한 장, 역할 문서의 네 가지, 첫 팀원 유현, 새 대화에도 문서부터 읽는 AI, 다섯 줄 틀을 카드 6장으로 정리한 표지
역할 문서 한 장이 AI를 팀원으로

폴더를 맡기고 일을 시키기 시작하면 금방 편해집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아쉬운 게 하나 생깁니다. 대화를 새로 열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고, 보고서는 결론부터 쓰고, 이런 건 하지 말라는 얘기를 매번 다시 합니다. 어제 대화에서 분명히 말했는데 오늘 AI는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굽니다.

이 문제를 푼 게 문서 한 장이었습니다.

폴더에 문서 한 장을 넣었습니다

AI에게 주는 업무 기술서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입사 첫날 받는 직무 설명서 같은 겁니다. 이 문서를 폴더에 넣어 두고 AI가 일을 시작할 때마다 먼저 읽게 했습니다.

부르는 이름은 도구마다 다릅니다. 터미널에서 쓰는 Claude Code는 CLAUDE.md, 코덱스는 AGENTS.md라는 이름의 파일을 알아서 먼저 읽습니다. 데스크톱 앱에서는 프로젝트의 지침 칸에 같은 내용을 넣어 두면 됩니다. 이름은 달라도 하는 일은 같습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AI가 이 문서부터 읽습니다.

적는 건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이름과 역할입니다. 이 AI가 누구이고 무엇을 맡는지 한 줄로 적습니다. 이름을 붙이는 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이름이 생기면 저도 그 AI를 기능이 아니라 팀원으로 대하게 되고, 일을 맡길 때 「이건 누구 일이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둘째, 판단 기준입니다. 일을 하다 갈림길이 나오면 무엇을 먼저 챙길지 적습니다. 「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 「숫자는 원본에서만」 같은 식입니다.

셋째, 일하는 방식입니다. 결과물을 어디에 두고 어떤 모양으로 보고하는지 적습니다. 「결론부터 세 줄」, 「파일은 이 폴더에, 이름에 날짜를 붙여서」처럼요.

넷째, 하지 않는 일입니다. 맡기지 않을 일을 분명히 적어 둡니다. 「메일은 초안까지만, 보내는 건 내가 한다」처럼 권한의 선을 긋는 줄입니다. 이 줄이 있어야 안심하고 더 많은 일을 맡길 수 있습니다.

제 첫 팀원은 유현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만든 AI 팀원의 이름은 유현입니다. 좋아하는 웹툰 「상남자」의 인물에서 이름을 빌려 왔습니다. 역할 문서 첫 줄에는 팀 전체를 챙기는 리더이자 제 비서라고 적었습니다.

그 아래에 판단 기준과 일하는 방식, 하지 않는 일을 적었습니다. 메일은 초안까지만 쓰고 보내는 건 제가 한다는 줄도 그때 들어갔고, 지금 팀원 전원의 문서에 같은 줄이 있습니다.

그날부터 달라졌습니다. 대화를 새로 열어도 유현이는 문서를 먼저 읽고 제 방식대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매번 하던 설명이 사라졌습니다.

바로 베껴 쓰는 다섯 줄

처음부터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이 다섯 줄로 시작하세요.

이름: (불러 줄 이름) 역할: (무엇을 맡는지 한 줄) 판단 기준: (갈림길에서 먼저 챙길 것 하나) 일하는 방식: (결과물을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하지 않는 일: (권한 밖이라 멈추고 물어볼 것)

예를 들어 교육 담당자라면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이름: 하늘 역할: 사내 교육 운영을 돕는 담당자 판단 기준: 학습자가 헷갈리지 않는 것이 먼저 일하는 방식: 안내문은 한 장으로, 날짜와 장소를 맨 위에 하지 않는 일: 교육 대상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다. 초안까지만

말로 한 지시는 사라지고, 문서는 남습니다

대화창에서 「앞으로 이렇게 해 줘」라고 하면 그 대화가 닫히는 순간 지시도 사라집니다. 문서에 적어 두면 다릅니다. 모든 대화가 그 문서를 읽고 시작하니 한 번 정한 방식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문서는 자랍니다. 일을 시켜 보다가 아쉬운 점이 보이면 한 줄을 더하면 됩니다. 「표에는 꼭 날짜 칸」 같은 줄이 하나씩 쌓이면서 AI가 점점 제 방식에 가까워집니다. 그렇게 쌓다 보면 역할이 커지는 날도 옵니다. 그 이야기는 「저희 팀에서는 AI도 승진합니다」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받는 질문

이름을 꼭 붙여야 하나요? 꼭은 아닙니다. 그런데 붙여 보시길 권합니다. 이름이 생기면 일을 나눌 때 머릿속이 정리됩니다. AI가 여럿이 되면 더 그렇습니다.

역할 문서를 길게 쓰면 더 좋은가요? 처음에는 짧은 게 낫습니다. 길게 쓰면 정작 중요한 줄이 묻힙니다. 다섯 줄로 시작해서 필요할 때마다 한 줄씩 늘리세요.

AI가 문서대로 안 할 때는요? 어느 줄을 안 지켰는지 짚어 주고, 그 줄을 더 분명한 말로 고치세요. 「짧게」보다 「세 줄로」가, 「조심해서」보다 「보내지 말고 초안까지만」이 잘 지켜집니다.

1분 영상으로도 보세요

이 내용은 유튜브 「비개발자의 AI 에이전트 구축기」 세 번째 편으로도 만들었습니다.

마치며

오늘 쓰시는 AI에게 이름부터 지어 주세요. 그리고 다섯 줄만 적어 폴더에 넣어 두세요.

다음 편에서는 이 팀원에게 읽을거리를 주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역할을 줘도 내 방식을 모르는 건, 아직 읽은 게 없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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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재현 딥택트러닝 컨텐츠 연구소 소장

일잘법과 리더십에 AI를 결합해, 비개발 직장인과 리더가 현업에서 바로 활용하도록 돕는 기업교육 전문가

한국능률협회, 포스코강판, 라이나생명, 이음컨설팅그룹를 거쳐 딥택트러닝에서 AI 활용 기업교육을 설계합니다. 박재현 소장은 2006년부터 20년간 교육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2026년 10월 기준 누적 1,168차수의 기업교육을 진행했고 출강한 기관은 470여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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